시간을 멎게 하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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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사진은 앞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는 얻을수 없는 구도의 사진이 될꺼다.

왜냐구?
내가 서서 사진을 찍고 있는 이 자리엔 지하 8층 지상 11층의 의료원 신관 건물이 올라 갈 꺼다.

.

사진을 오래 찍다보니..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한 것이, 거의 10년이 되어 간다…
(뭐 30년씩 찍으신 분들에겐 아직 어리지만)..
사진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처음에 접근은.. 단순한.. 증거확보(?)용이었다..

즉, 건축물을 공부하려다 보니 스케치 실력도 달리거니와,
스케치 할 시간이 없을때, 찍어두고 담에 보자는 식이다.
좀 지나고 보니, 그것도 여의치가 않더라..

잘 담아둔 슬라이드 필름을 공부하려고 일부러 꺼내본적은 한번도 없는듯한 기억이다.
스켄하려고는 자주 꺼내 보았고, 어디에다가 사진을 포스팅 하려고 파일을 뒤적인적은 아~~주 많았다.
뭐.. 기록해서 암기하고 공부하려는 목적의 건축 사진이 아니었다는거다.

암튼 기록을 위해 사진을 몇년 찍다보니, 생활이 되더라.
나의 손에는 항상 F3가 들려져 있었고,… (이게 사실 참 무거운 녀석이다.)
술먹고 기분좋으면 마구 눌러대기도 하고,..
여친 생기면 찍어주고… 그러다가 건물도 찍고…
내친김에 현상도 해 보고…

생활이 된다는건, 단순하게 자주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는걸 넘어서서,
그 현장의 분위기, 빛, 나의 기분, 사람들의 생각, 등등 말로 할수 없는,
기록하기 힘든, 혹은 기억하기 힘든것들을 계속 담아둘 수 있게 해주더라..

보통 사람들은 좋은데 가면 이렇게 말하면서 사진을 찍는다 – 정확하게 말하면 찍히는 거다. –
” 야~~ 남는건 사진밖에 없어, 빨랑 하나 찍고 가자. “
라고… 나도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 하지만, 난 찍는 쪽이다.

나는 내가 찍은 거의 모든 사진속의 분위기를 기억한다. 누구나 그렇겠지만…허허.

그 사진속에 나는 없지만, 그 사진은 더 큰 나의 존재감을 느끼게 해 준다.
왜냐면 내가 그 사진의 구도를 잡고, 때로는 모델들에게 자세를 요청하였고,
마지막으론 셔터 릴리즈를 실행하였으므로….

그렇게 시간이 지나, 사진기는 항상 내 몸 부품의 일부가 되었다…
어릴적 카메라를 잃어버린걸 제외하면,아직 잃어 버린적은 없다..
뭐, 음식점등에서 놓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가서 찾아 온적은 많다. ㅡ,.ㅡ
그치만, 술을 아무리 먹어서 필름이 끊겨도 담날 보면 카메라는 항상 내방에서 찾을 수 있었다.

Chronologically 하게 이야기 해보고 싶었지만 잘 안된다.
막적는다..

한때는 이런 생각을 한적도 있다.

소유욕이란 것이 사진을 찍게 만드는 것이라고….

풀어 말하자면.
당신이 소유할 수 없는것을, 사진으로 정지시켜서, 일부-주로 시각적인것-을 소유하면서,
일부의 만족을 얻는것 말이다.

건축물은.. 내가 저 건물의 주인이 아니고,, 내가 설계를 한것도 아니고,, 등등의 소유욕.

풍경은.. 내가 이런 좋은곳에 오고 싶을때 마다 쉽게 올수 없으니깐.. 캡춰해서 가지는 것.

인물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내가 가질수 없으니까, 사진이라도 찍어서 가지고 있기…
            뭐 적어도 사진은 독점이 가능하다. 특히나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이라면 더… 가능하다…

연인들이 왜 같이 셀프 포르노를 찍는지 아시는가?
그렇게 하면 사랑하는 상대를 소유할 수 있을것 같기 때문이다.
생각이 너무 극단적으로 치닷는것 같다… 그만 하련다…

사실 지금 쓰는글은 너무나도 반론의 여지가 많다. 사진은 여러 종류가 있거든….
반론이 있으면 가만있지 말고 답글을 달아 달라… 혼자 바보같이 떠드는건 재미없다.

요즈음 해보고 싶은 사진.

같은 자리 같은 시간에 매일 찍기. 몇십년 동안 계속. <- 이미 이런 작품을 하는 작가가 있다.
별..누드..초원을 달리는 치타.. 제대로된 석양과 일출..
흠… 생각보단 별로 없구만…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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